갑자기 한국에서 아틀라시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듯 싶다.
호주 스타트업 아틀라시안의 성공사례에 대해 소개한 비디오가 뜨는 모양인데, 호주에서 살고,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한두마디 첨언을 하자면...
저 회사가 첨부터 저런 복지를 제공했을까?
당근 아니지. 어느 정도 매출이 생기고 규모가 커지니까 저래 된 거임. 처음 두명이서 창업했을 때부터 저래 하지는 않았겠지.
저런 복지는 아틀라시안만 하나?
당근 아니지. 복장 규정이 자유로운 건 그냥 이바닥이 원래 다 그런 거임. 나도 지난번에 다니던 회사는 맨날 반바지에 쪼리 신고 다녔음. 출퇴근시간? 내맘대로였음.
그렇다면 모든 IT 회사가 다 아틀라시안 같은가?
그것도 당근 아니지. 규모가 큰 대기업 같은 경우에는 경직된 곳도 많음. 경영학 관련 이론들에 나오는 내용들이 죄다 한국 케이스가 아니자너?
다 아니래! 그렇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사실 회사가 저런 식으로 성장하려면 회사와 직원간에 무엇보다도 "신뢰"가 바탕이어야 함. 그리고, 그 신뢰는 다른 무엇보다도 "성과"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음. 성과에 대한 평가는 당근 "코드/제품의 품질"이겠지. 내가 팽팽 놀고도 조낸 멋지구리한 결과물을 내놓는다는데 회사 입장에선 굳이 뭐라 할 필요 없음. 그게 한국의 IT 기업에서, 스타트업에서 나올 수 있을까? 사회 전반적인 신뢰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에서? 한 두 회사의 경우에는 가능하겠다마는 그 회사들이 과연 초심을 잃지 않고 갈 수 있을까? 정부 정책 자체가 기업들/국민들을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것을 바탕으로 시작하는데?
그래서 니 결론이 뭔데?
아침에 잉여잉여 트윗질 하다가 여기저기서 이 비디오 클립이 퍼날라지길래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어봤음. 해외 사례는 해외 사례일 뿐 호도되거나 경도될 필요가 없음. 사회 환경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그런 문화들을 한국화해서 적용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 그대로 한국에서 따라했다간 아무것도 안됨. 지금까지 늘상 그래왔잖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