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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ode 관련 검머외 관점 잡설

Justin Yoo

  1. 이 포스트는 래블업 CEO 이신 신정규님께서 언급하신 K-Code 관련 단상에 좀 더 내 생각을 덧붙여 본 것.
  2. 화타가 그랬다던가. 의사중 하수는 병이 걸린 사람을 고치고, 중수는 병이 걸리기 전에 사람을 고치고, 고수는 병이 걸릴 환경 자체를 고친다고. 정확한 워딩은 다르겠지만, 대략 이런 의미였지 싶다.
  3. 소프트웨어 개발 쪽도 대충 비슷한데, 3S라고 표현한다. Sourcing, Solution, Service. 즉, 가장 먼저 내가 필요한 것들을 외주를 줘서 다 만들게 하고 나는 관리만 하면 됨 (Sourcing). 만약 외주를 주는게 좀 그러면 기존에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솔루션들을 가져다가 커스터마이징해서 쓰면 됨 (Solution). 마지막으로 그것도 대안이 아닐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직접 개발하는 것 (Service).
  4. 일단 정부 소프트웨어 R&D 과제의 장기적 관점에서 오픈소스 형태로 관리하고 싶다는 취지는 백퍼 동감. 사실 정부 시스템 혹은 정부출연 사업의 투명성을 위해서라도 그 방향이 맞다고 봄. 그런데, 그걸 위해서 새로운 코드 아카이빙 시스템을 개발하려 한다? 그건 최후의 선택일 뿐이지 그 전에 다른 방법들을 좀 더 주도면밀하게 검증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5. 지금 소속사 전에 꽤 오랫동안 컨설팅을 해 왔더랬으니, 컨설턴트의 입장에서 고객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방향에서 좀 짚어보자.
  6. 어차피 한국내 정부주도 소프트웨어 R&D 사업은 외주를 주는 형태(Sourcing)로 SI 시장에서 다 가져가고 있으니 그걸 관리감독만 잘 하면 된다. 이미 그 분야 정부쪽 카운터파트의 역량은 충분히 검증됐을 테니, 이제 제대로 시행사에 대한 관리감독만 잘 하면 됨. 어차피 요구사항은 정해져 있을테니 그 요구사항만 잘 정리해 주면 될 듯.
  7. 그렇다면 그 요구사항에는 뭐가 있을까? 기존에 이미 글로벌하게 검증된 서비스를 사용하면 됨. 예를 들어 GitHub 같은 게 있겠지. 깃헙의 경우 엔터프라이즈 라이센스를 구입하면 일반적인 깃헙 형태가 아니라 인트라넷의 형태로 사용할 수 있음. 그 어차피 엔터프라이즈 라이센스는 기본 와꾸(?)만 정해져 있을 뿐이지 세부 조항은 계약 당사자 별로 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 요구사항 전달해 주면 충분히 커스터마이징 가능함. 막말로 일년에 몇십억원(몇백만불)짜리 라이센스 금액 지불하면서 "우리 이런저런 기능 필요해염~" 하면 안 해줄까? 그 세부 조항에 한국어 UI 지원 여부도 넣을 수도 있겠지.
  8. 이미 우리는 영국 디지털 정부 서비스가 깃헙을 충분히 비슷한 용도로 잘 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음. 맨날 사례로 공유하면서도 그걸 차라리 K-Code 서비스로 활용해 볼 생각을 하면 어떨까 싶기도 함.
  9. 만약, 데이터 주권 어쩌구 싶으면 엔터프라이즈 라이센스 세부 조항에 우리 데이터 센터는 애저 클라우드 한국 리전에 세팅해 달라고 할 수도 있겠지. 모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이고 한국에 이미 애저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가 두 곳이나 있는데 뭐가 걱정이겠어.
  10.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에서 지정한 각종 심사를 통과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써야 한다면 깃헙 엔터프라이즈 서버 라이센스를 사서 네이버 클라우드에 호스팅해서 쓰면 됨.
  11. 굳이 깃헙 엔터프라이즈 라이센스를 언급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깃헙 무료계정에서 사용하는 UI및 UX 경험이 동일하기 때문임. 개발자 입장에서 컨텍스트 스위칭 비용이 없음. 게다가, 이렇게 라이센스 받아두고 정부 R&D 과제를 수행할 때 리포지토리를 파서 쓸 수 있게끔 세팅만 해 주면 됨. 과제 수행 중에는 private 설정으로 두고, 과제 종료후 공개 시점에 되면 public 으로 오픈하면 됨. 그러면, 사실 고민하는 여러 요구사항들이 다 해결되는 거 아님? 이렇게 되면 소스코드가 유실될 염려도 없고, 운영 주체가 사라진다거나 교체된다거나 해도 서버는 남아있으니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음.
  12. 만약 오픈소스 라이센스 검증이 필요하다? 이미 LG가 메인 스폰서로서 운영하는 FOSSLight라는 오픈소스 거버넌스 프로젝트가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음. 그거 쓰면 됨.
  13. 이미 기술적으로는 현 상태에서도 충분히 구현이 가능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되는 이유는 다른 방식으로 그걸 구현해 내고 싶고 그 과정에서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힌 기관/단체/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