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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 하는 회고를 나도 한 번 해보련다.
개인사
- 직장이 바뀌었다. 본의는 아니었지만 전 직장이 현 직장으로 합병되는 바람에 어리버리 딸려왔다. 전 직장 총 직원 수는 멜번과 브리즈번 두 사무실을 합쳐서 총 55명 수준이었는지라 굉장히 의사결정도 빠르고 뭐든 빨랐는데, 이제 합병된 직장은 흔히 얘기하는 Big 4 중 하나인 글로벌 컨설팅 회사이다 보니 의사 결정 과정에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특히 회사와 마이크로소프트 사이의 특수 관계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으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것 빼고는 딱히 일상에 변화는 없음.
- 건강에 경고등이 켜졌다. 과체중이 된지는 한참 됐는데,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있다가 연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의사선생님한테 준엄한 경고를 먹었다. "안 바꾸면 죽어요". 덕분에 5일간 단식도 했다.
- 책 쓰던게 엎어졌다. 2017년 8월쯤 부터 얘기가 나와서 한 11월 정도까지 절반 정도를 썼다가, 그해 11월 말에 이직을 하게 되면서 적응한다고 정신을 못 차리다 보니 결국 끝내지 못했고 엎어져 버렸다. 이거 나름 한국어 책도 아니고 영문 원서(?)를 준비하던 거라 나름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건데 두고두고 아쉽다. 언젠가 다시 책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올까? 다시 오면 좋겠다.
업무 관련
- 고객사 프로젝트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 고객사에서는 클레임을 먹었고, 다른 고객사에서는 엄청난 칭찬을 받았다. 덕분에 회사에서 시말서도 써 봤다. 호주에서 업무 관련해서 시말서를 써본 건 이번이 두번째.
- 프로젝트 주요 집중 포인트는 서비스 통합. 기존의 레거시 애플리케이션을 뒤집어 엎고 새로 짜는 것 보다는 레거시를 그대로 안고 가면서 그 사이에서 메시징을 통해 데이터 통합을 이루는 형태의 프로젝트를 주로 했다. 덕분에 메시지 기반, 이벤트 기반 아키텍처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코딩은 그닥 많이 한 편은 아니었음.
- 사내에서 주니어 컨설턴트들을 상대로 멘토링을 자주 했다. 컨설팅 관련 보다는 주로 개발 관련, 애저 클라우드 관련 멘토링. 서비스 통합 관련 컨설턴트의 개발 역량은 관점이 달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기대한 것과 굉장히 달랐다.
커뮤니티 관련
- 올해도 고맙게도 Microsoft MVP 수상을 하게 됐다. 첫 해인 2015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2관왕 수상이라는 영광을 받아들게 됐는데, 전세계에 다관왕 수상자는 50명 남짓 하단다.
- 깃헙에 수많은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들을 공개했다. 거의 대부분 내가 필요해서 만들어 쓰는 것들이라 다른 사람들이 그닥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써 주기도 하고 피드백도 주기도 하고 해서 고마울 뿐이다. 그 중 몇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큐레이션하는 서버리스 라이브러리에 등록되기도 했다.
- 특히 CloudEvents라는 CNCF 주도의 오픈 이벤트 스펙을 다듬는 데 나름 공헌을 해서 그런지 이와 관련한 얘깃 거리들이 많다.
- 여기저기 컨퍼런스 발표 기회가 많았다. 작년까지는 주로 호주 내 발표였다면, 올해는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발표를 하게 되어 굉장히 부담도 많았고 그만큼 배운 것도 많았고 그런 해였다.
- 멜번 한국인 개발자 모임이 슬슬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다. 새 직장에서 꽤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덕에 매달 모임을 개최할 수 있게 되었고, 웹사이트도 일단은 MVP 형태로 만들어서 돌아가고 있다. 웹사이트는 계속 업데이트 중.
더 있을 것 같은데, 나름 미루고 미루다가 겨우 쓰는 것이다 보니 딱히 생각나는 요정도 까지만 하고 나중에 다시 덧붙여 보련다.
이제 내년에는 뭔가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 같다. 뭐가 될진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보도록 하자!